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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바이하츠 조선일보 보도내용
    관리자
    Date :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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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10일자 조선일보 기사내용

    法이 그녀의 '키다리 아저씨' 였다
    10년 전 어버이날.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도연이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도연이는 아빠에게 편지 쓰기가 쑥스러워 전날부터 카네이션 두 송이를 사다 물병에

    꽂아두고 아빠가 퇴근하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빠는 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대신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소식을 들었다. 아빠가 퇴근길에 강도를 당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얘기였다. 도연이 아빠는 중환자실에서 1주일을 버텼지만 결국 딸에게 작별 인사

    한마디 못하고 세상을 떴다.

    용도연(23)씨는 8일 기자와 만나 "그때 아빠 장례식장에서 내 팔을 붙잡고 통곡하는

    할머니를 보면서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실감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도연씨 가족은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어도 행복했다. 자동차 정비일을 했던 아빠는

    주말이면 도연씨와 한 살 아래 남동생을 데리고 한강공원으로 나가 자전거를 탔다.

    아빠가 떠나면서 남은 할머니와 도연씨 남매는 서울 봉천동 반지하 단칸방으로

    옮겨야 했다. 일흔 넘은 할머니는 얼마 안 있어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도연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엔 할머니에게 파킨슨병이 찾아왔고, 고3 때는 치매 증상까지

    나타났다.

    할머니 병 수발에 남동생 뒷바라지까지 소녀 가장이 된 도연씨는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것 같았다고 옛일을 돌이켰다. 그는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내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도연씨는 2012년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치매가 더 심해져 작년 3월부터 요양병원에 있는 할머니는

    지금도 손녀는 알아본다. 손녀만 보면 "잘 커 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인다.

    남동생은 하사로 입대해 군 복무 중이다. 도연씨는 "내 처지를 원망했던 적도 있고

    형편이 넉넉한 친구들을 부러워한 적도 있지만, 응원해준 분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연씨의 '응원단' 가운데는 한국범죄피해자지원중앙센터(센터)가 있다. 센터는

    올해로 제정 10주년을 맞은 범죄피해자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생긴 기관이다.

    범죄 피해자 가족에게 생활비와 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도연씨 아버지를 숨지게 만든

    범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처지가 알려졌고, 센터는 도연씨 가족을 최초의

    범죄피해자보호법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 도연씨는 센터의 도움으로 대학 4년 내내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다.

    이용우 센터 이사장은 "10년 전 도연이가 '씩씩하게 힘을 내겠습니다' 하고 말하던 게

    지금도 생생하다"며 "이렇게 훌륭한 어른이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1등 신붓감'이라고 치켜세웠다. 요리를 좋아하는 도연씨는

    감자와 카레 가루를 넣은 김치볶음밥 만드는 게 특기다. 그는 "주변에서 김치 담가주는

    분들이 많아서 김치만큼은 넉넉했다"며 "김치로 이런저런 요리를 많이 해봤다"며 웃었다.

    도연씨는 그간 자신이 받은 도움을 남에게 돌려주려 하고 있다. 대학에 다니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방과 후 학습 교사로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다음 달엔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 도전한다. 그는 "사회복지 공부를 하면서 정말 힘들게 사는 분들을 많이

    봤다"며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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